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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일모 신부 송별사

2015.06.25 17:25

Gus 조회 수:3020

가시는 곳 어디이든 하시는 일 무엇이든

주님의 은총과 평강이 항상 함께 하소서

 

신부님, 함박꽃 웃음이 온 얼굴에 활짝 피어 아이 같은 당신을 처음 뵐 때가 어제 같건만, 오늘은 벌써 4년 반이라는 세월을 뒤로하고 떠나는 신부님과의 헤어짐을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신부님과 함께 했던 지난 시간들, 실로 빠르게 흘러 가버린 시간들이었지만 당신이 계셨기에 결코 덧없이 지나가 버린 세월은 아니었습니다.

신부님, 교리 반에서 만난 예비자 한 사람이 주일 미사에 불참한 것을 알아낼 정도로 당신은 세심하셨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전화해 안부 물으며 꼭 나오라고 당부하시던 따뜻한 우리들의 신부님이셨습니다. 아이들이 인사할 때면 손에 종이돈을 꼬옥 쥐어 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던 신부님의 모습, 어쩔 수 없는 시골 촌 아저씨의 훈훈한 정에 따스함을 느끼곤 했습니다.

신부님, 우스개 소리에 박장 대소하며 앉은 채 벌렁 뒤로 자빠지는 당신을 볼 때면 투박하기는 하지만 순박하고 티없는 어린아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성전 건축을 위한 옥외 바자 때, 전날 밤에 내린 비가 아침에도 계속될 듯하다가 햇빛이 나자 주님의 은총이라며 즐거워하시던 모습, 성령 세미나 때는 음악에 맞춰 손뼉치며 덩실덩실 춤추시던 아이 같던 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가끔은 신자들에게 짜증도 내고 야단도 치던 신부님, 세련되거나 정제되지는 않았을지언정 가식 없이 솔직함을 어쩔 수 없는 우리들의 신부님이었습니다.

신부님, 2세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학부모들께 아이들의 주일 학교 등교 준비를 철저히 시키라고 훈계하시던 당신이 계신 동안 한국 학교가 문을 열어 제 모습을 갖출 수 있었고, 짧은 기간이었지만 청소년들을 위한 영어 미사가 시도되기도 했습니다.

신부님, 2년 전 사순절 당시 시카고에서 단식으로 쓰러져 사경을 헤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어쩌면 그렇게 미련할까 하는 생각 뒤에는 참으로 곧이곧대로 밖에 할 수 없는 외골수 신앙이 가슴에 와 닿으며, 당신 마음 속 피를 토하는 외골수 고집의 아픔이 소롯이 주님께 바쳐짐을 느끼며, 그 경건함에 고개 숙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제 당신의 몸은 떠나지만, 신부님이 남기신 이 모든 것들은 저희에게 영원히 남아 참 신앙의 바탕이 될 것입니다.

신부님, 때로는 당신의 마음을 후비고 찌르는 말과 행위로 죄를 지었던 저희들이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 모든 것들이 당신이 떠나시며 즈려 밟고 흐뭇해할 만한 사랑으로 바뀜을 깨닫고 저희 모두가 놀라워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답답하고 막힘이 있을 때 신부님의 그 크고 함박한 웃음을 생각해 내겠습니다. 때로는 흥분되고 소리 지를 때에 자그마한 소리로 천천히 말씀하시던 신부님을 떠올리겠습니다.

신부님, 부디 안녕히 가십시오. 타코마 모든 신자들 각자의 마음마다에 신부님의 맑고 깨끗한 모습이 새겨져 있음을 부디 잊지 마시고, 신부님의 기억 속에도 저희들이 살아 숨쉬게 허락하소서. 가시는 곳 어디이든 하시는 일 무엇이든, 주님의 은총과 광영이 항상 함께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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