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호숫가 단상

2015.06.25 17:26

Gus 조회 수:2896

호숫가에서의 단상 (斷想)

-          영혼을 새롭게 한 경이로운 감동

 

신앙심이 깊은 사람은 일상의 어떤 일에건 주님의 의미를 부여하며 사는 사람임을 나는 안다. 우리의 경외스런 하느님을 아무데나 갖다 붙인다며 경멸하던 내가 언제 부터인가 그저 부러운 눈으로 쳐다만 보아왔다.

나른하다 못해 나태하기를 강요하다시픈 따스한 햇볕과 잔잔한 물결, 눈을 찌를 듯이 아름다운 초록 나무와 파란 하늘의 절묘한 배색… 온 몸의 세포가 자연의 숨결을 따라 호흡하는 것만 같은 한적한 호숫가.

점심 시간을 이용해 운동도 할겸, 어느 신부님 말씀마따나 "자연 생명 수령"의 시간을 갖기 위한 산책 중 벤치에 잠시 앉아 무료한 듯한 오리 떼를 바라보던 중 나의 신선을 잡아끄는 오리 한 마리의 기이한 에크로벳. 한 쪽 다리는 흔적도 찾을 수 없이 외다리로 꼿꼿이 선 채, 긴 목을 뒤로 꼬아 주둥이를 등짝 양 날개 사이에 푹 쳐박은 모습이 마치 모든 것을 초월한 선인과 같이 강렬한 인상으로 나에게 달려들었다. 의미가 무엇인지는 감이 모자랐지만 무엇인가 강력한 뜻이 내게 와 닿는 것을 느끼고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것이 우연이건 필연이건 생긴 일의 직접적인 전후와 관계없는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생리적으로 싫어하는 나에게 오리의 단순한 몸 동작이 그렇게 불쑥 다가 오는 것은 세상을 살면서 쉽게 얻을 수 없는 감동이었다.

의심 많고 비판만 늘어놓던 옹졸한 인간, 이성과 지성이란 가죽으로 온 몸을 감싼 채 옴짝달짝 못하던 나, 합리와 논리가 세상 최고 가치인양 들먹이며 실상 하느님 앞으로는 한 발자국도 더 못나가던 못난 자, 그러면서도 하느님을 못느끼는 이 심장을 도려내서라도 당신을 느끼게 해달라고 울부짖던 처절한 영혼. 오리야 몸이 그렇게 생겨져서 편하니까 그 동작을 취하는 것일 뿐 하면 그만이거늘 거의 명상하며 관조하는 그 자세는, 내가 그토록 소중히 여기던 이성, 지성, 합리 등이 결국은 나의 내부에 도둑처럼 웅크리고 있는 교만에 불과했음을 일깨워 주는 경이로운 감동으로 내 가슴을 헤집고 있었다.

오늘따라 내게 외경스러울이만픔 아름답게 느껴진 대 자연에서… 나무에, 호수에, 하늘에, 그리고 한가롭게 노니는 오리떼와 그 중 몇마리의 곡예를 통해 하느님은 내게 무엇을 느끼게 하려 했던가? 눈만 돌리면 늘 거기에 있는 하늘, 나무, , 오리들이 오늘은 왜 이렇게 진한 감동으로 다가와 가슴을 헤졌는가? 감동은 영혼을 새롭게 한다. 가슴 속은 더러운 교만으로 가득 차 갈기갈기 찢긴 영혼 속에서 그래도 주님을 갈구하며 숨넘어갈 듯 갈라지는 목소리로 하느님을 찾아 절규하던 자, 이제 주님의 감동으로 마음 채우고 새로운 영혼으로 거듭나려 함인가?

나도 이젠 자연의 모든 것들에, 그리고 마음마다 행위마다에 주님을 담아 느끼며 살아가리라.

  • 행복한 기도

    살며시 나의 이름 불러보아라 아침에 잠을 깨우듯 상쾌한 너의 목소리는 내 마음을 흔든다 라라라라 라라라라 조용히 나의 노래 들어보아라 잠자는 아이처럼 너를 보는 내 눈 속에 너로 가득하구나 라라라...

  • Canadian Rocky (2)

    Jasper 에서 Rocky산맥 내려오는 길. 조망대에서 Tent trailer를 세우고 한 밤을 잤다. 반듯이 누워 하늘을 봤다. 와! 하늘을 가득 채운 별들이 나를 향해 우수수 쏟아지고 있었다. 대낮에는 산 속 숲 속을 들여다 ...

  • Canadian Rocky (1)

    미국 이민 후 우리 가족의 첫 장거리 휴가 여행은 1992년 여름 Yellow Stone이었다. Tent를 가져가서 공원 내 캠프장에서 하룻밤 자고 일어났는데 얼마나 춥던지. 그때 기석이는 세살, 우석이 6살. 무척 추웠을 텐데...

  • Peter의 고백

    나는 그 사람 모르오. 나는 그런 사람 아니요. 아니 무슨 소리하오. 첫 닭이 울었네. 나는 돌아가리. 나는 돌아가리라. 나를 사랑한 주님 곁에 나는 돌아가리라. 나는 넘어진 자. 나는 실패한 자. 오 주님 자비를 베...

  • 초록 물고기

    내가 본 한국영화 중 최고. 굳이 분류하자면 갱스터 그리고 느와르 (?) 이지만 한국적 정서, 한국 현실의 사실적 묘사는 가히 사실주의의 최고라 할 수 있다. 교사이자 소설가 출신 이창동 감독의 데뷔작이다. 어찌 ...

  • 대부 1부 Godfather Part 1

    숱하게 많이 본 영화이지만, 대부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외국 영화이니 내 웹에 안 올릴 수 없지

Thank you for visiting us Lee family.

Powered by Taik Lee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input footer script